해외사업 아이가 아이다울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2018.05.07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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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해외사업2본부 백소라


'아이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천진난만한 웃음? 까랑까랑한 목소리?

생계를 위해 뛰어든 노동의 현장에서 아이다움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손에는 굳은살이 잡히고, 몸은 흙투성이가 되었지만, 생기 가득한 눈동자 속 초록 희망은 아직 움트고 있습니다.



'작은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될까요? 법으로 정한 나이가 되었을 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여기,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당장 어른이 돼야 하고 다급한 현실에 미래를 꿈꿀 수조차 없는 아이들. '작은 어른'이 되어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삶을 꾸려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삶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노동에 처한 아이들의 수는 점차 줄고 있지만,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1억5,000여 명의 아이들이 가난 등 환경적인 이유로 학교와 놀이터 대신 일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모든 아동은 경제적으로 착취당해서는 안 되며,

건강과 발달을 위협하고 교육에 지장을 주는 유해한 노동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협약 32조




출처: Global Estimates of Child Labour: Results and trends, 2012-2016(국제노동기구, 2017)





케냐 모세(8살)
저는 케냐 나이로비에 사는 모세라고 합니다. 저희 동네에는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단도라’ 쓰레기장이 있는데요. 저는 단도라에서 플라스틱병이나 옷가지들을 주워서 팔고 있어요. 가끔 쓰레기장에서 큰소리로 서로 싸우거나 저를 쫓아내는 어른들이 있어서 무섭기도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할머니와 함께 생활할 수 있어요. 저는 나중에 버스 운전기사가 되고 싶어요. 전국을 누비며 돈을 많이 벌어서 저를 키워주시는 할머니에게 큰 소를 선물할 거예요!






잠비아 라손(13살)
저는 일주일에 이틀은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나머지는 광산에서 일해요. 광산에 가는 날에는 아침 7시쯤 집을 나서서 저녁 6시까지 일을 하고요. 학교가 끝나고 일을 하러 가면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어서 벌이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학교 대신 광산에 가요. 일할 때면 학교에서 재미있는 내용이 나올까 싶어서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요. 이틀밖에 학교에 못 가지만 저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사람들을 치료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될 거에요.





방글라데시 아클리마(11살)
저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여덟 살 때부터 청소, 빨래, 설거지, 바느질 등을 하며 가정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어머니도 저처럼 가정부로 일해요. 제가 일해서 버는 돈은 가족들을 위해 전부 어머니께 드립니다. 이 돈으로는 쌀을 사기도 빠듯해서 학교에 가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딸을 낳으면 저 같은 운명을 피할 수 있도록 꼭 공부를 시킬 거예요.







우간다 브라이언(14살)
저는 부모님을 잃고 동생과 둘이 살고 있어요. 이웃에 살고 계신 삼촌이 돌봐주시긴 하지만, 동생의 밥을 챙기고 목욕을 시켜주는 일은 제 몫이에요. 집 근처 웅덩이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파는 걸로 돈을 벌어요. 일하느라 매일 학교에 가진 못하지만 지난 시험에선 100명중 20등을 했어요. 경찰 꿈을 이루면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뿌듯하시겠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2015년 전 세계적으로 수립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목표 중 하나인 '2025년까지 아동노동의 근절'을 위해 방글라데시 다카지역에서 아동보호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내 아동노동은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유엔아동기금에 따르면 14세 미만 약 470만 명의 아동들이 농업, 광업, 제조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노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아동들은 학대, 방임, 착취, 폭행, 저임금 등의 위험으로부터 쉽게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동노동은 우리에게 달린 문제
우리가 직접 악을 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우리 대신 악을 행해주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조지 오웰









우리가 지금 입은 면 티셔츠, 마시는 커피 그리고 설탕까지.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작은 어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약 1,500억 달러 규모가 부가 불법 강제노동을 통해 창출된다고 합니다. 바로 지금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해서 우리는 아동노동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아동노동은 우리가 함께 관심을 기울일 때 비로소 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웃을 수 있는 세상. 주어진 상황과 관계없이 마음껏 꿈을 꾸고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세상. 5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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